2010년 2월 1일 월요일

이 서글픈 중년 -마광수

이 서글픈 중년 -마광수

사랑 말고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던 때도 있었는데

섹스 말고는 아무런 즐거움이 없었던 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사랑 보다도 무식한 지식인들의 모럴 테러리즘에 더 관심이 가고
(아니 관심이 아니라 왠지 모를 피해의식이 느껴지고)

섹스로 풀기 보다 글로 풀어대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러나 글로 푸는 것이 섹스보다 더 즐거운 건 아니고)

죽여 버리고 싶은 놈들도 많아지고


죽여 버리고 싶은 년들도 많아지고


공연히 어줍잖게 혁명도 하고 싶어지고


공연히 촌스럽게 계몽도 하고 싶어지고


사람들이 싫고 이 나라가 싫고 이 우주가 싫고


절망도 어렵고 희망도 어렵고 사랑은 더 어렵고


-마광수





중년도 아닌데 공감되는 나는야 서글픈 청년이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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