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7일 수요일

10인의 남자들이 펼치는 발칙한 도발

네이키드 보이즈 싱잉 (Naked Boys Singing, 2007)



 10인의 남자들이 펼치는 발칙한 도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자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강인함이나 과묵하고 고독한 모습 혹은 폭력적인 마초성과 힘 정도가 떠오른다. 남자들이 벗었다는 건 여자들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를 풍기고 우리같은 남자들은 사실 큰 기대를 버리고 극장에 갔던 것이 사실. 네이키드 보이 싱잉의 바탕은 게이들의 이야기지만 이 쇼가 단순히 벗었다는 점에서 놀라는 건  초반뿐이다. 그 이후에는 배우들의 노래와 춤 그리고 소소한 웃음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물론 영화가 일반 영화처럼 극의 전개가 아닌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상영된 공연을 아주 조금 손을 보아 이펙터나 음향효과 및 영상 편집을 거쳐서 나름대로 공연 실황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려 노력한 점은 알겠으나 촌티도 나고 조금 거슬리기도 했지만 관람하는데 크게 방해가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


뮤지컬 레뷔 형식으로 여러가지 감정들을 춤과 노래로 표현되고 있는 <네이키드 보이즈 싱잉>은 게이들의 다양한 삶의 방식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흥미로운 분위기로 이끌었다. <네이키드 보이즈 싱잉>에서 흥미로웠던 점 중 한가지는 남자다움과는 반대의 모습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그려냈기에 더욱 더 웃음을 자아낼 수 있었던 점과 게이들의 생활 중 그들의 다양한 모습과 사랑에 아파하고 이별에 쓰라려 한다는 단순한 사실등이 흥미로웠고 그 중에서도 가장 이색적이었던 것은 단연 영화 시종일관 펼쳐지는 성기노출이었다. 다양한 인종의 10명의 남자들이 아무것도 입지 않고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에서 처음엔 이들이 무언가 튀기 위한 수단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으나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생각해보면 옷을 벗는 행위는 모든 걸 까발리겠다는 자연스러운 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 되었다. 우리가 게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100%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비슷한 공감대로 웃음을 줄 수 있고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부분에서는 의미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 게이나 레즈비언등의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부분을 다룬 영화나 매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또 <네이키드 보이즈 싱잉>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오프브로드웨이에서 12년간 장기상영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단순한 신선함을 뮤지컬실황을 극장에서 볼 수 있다는 신선함을 넘어선 파격적인 올누드와 그것도 여자가 아닌 남자들을 1시간 이상 관람한 사실과 더불어 게이들을 다룬 내용 역시나 여운이 오래남는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아쉬웠던 효과나 장치등의 보완을 통해서 공연의 생생함을 담은 좋은 작품들이 많이 발표되어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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