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0일 화요일

코리올라누스 : 세기의 라이벌(Coriolanus, 2011) - 하이브리드란 이런 것




[코리올라누스 : 세기의 라이벌(Coriolanus, 2011)]

익스트림 무비 시사회 관람-롯데 에비뉴엘 관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영화 참 괜찮았습니다.
관람 전 일단 전쟁영화가 아니라는 정보를 알고 봐서 화려한 스펙타클이나 전투씬을
기대하지 않았고 또한 세익스피어의 고전이 원작이라는 점도 미리 알았기 때문에
고전 원작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그려냈을까 그 점을 눈여겨 봤던 그런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사톤이나 묘사들이 제게는 이질감이 많이 느껴지진 않았네요.

대부분 혹평을 하시는 분들은 아마도 치열한 전투는 아니라도 '허트로커'나
'제로다크서티' 정도 비중의 액션씬을 기대하신 분도 계셨을 것 같네요.
포스터와 예고편에서 풍기는 느낌이 그런 풍이기도 하고 주연을 맡은 제라드 버틀러 하면 당연히 몸으로 하는 액션을 기대하시는것도 무리는 아닙니다만 이 영화는 사실 초반 몇 분을 제외하면 전쟁씬은 등장하지 않는 어찌보면 대사로 꽉꽉 채워져 있는 특이한 영화입니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엘라의 계곡' 이 떠올랐고 영화 분위기는 '이스턴 프라미스' 느낌도 조금 났습니다. 분명 영화의 알맹이는 전쟁과 전투이지만 그런 장면보다는 내면의 감정에 더 집중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영화는 이후 정치판으로 흘러가는데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대사톤 때문이었습니다. 마치 아주 예전 누런 세계문학전집에서나 볼 수 있는 한자가 섞인 그런 대사 혹은 성경책을 읽는 듯한 딱딱한 대사는 초반엔 굉장히 거슬렸으나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연출과 주연을 맡은 '레이프 파인즈'는 정말 모든 걸 쏟아붓는 듯한 분노에 찬 연기가 압권이었고 제라드 버틀러는 그에 비해 절제된 무게가 인상적이었는데요 , 두 명의 주연배우와 함께 극 중 레이프 파인즈의 어머니 역을 맡은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라는 할머니가 참 돋보이는 연기를 펼쳐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있는 듯 없는 듯 무난했구요. 특이한 점은 '그을린 사랑'이라는 영화에서 어머니 역활로 열연을 펼친 벨기에 배우 루브나 아자발이 조연도 아닌 시민 단역으로 출연했는데 역시나 그 힘은 강렬했습니다.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주조연들의 팽팽한 연기대결이 볼만 했어요.







내용은 정말 단순합니다.
동양으로치면 장비나 여포같은 캐릭터 자존심 강하고 힘세고 타협할 줄 모르는 그런 독불장군 코리올라누스의 수난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그의 행동들이 때로는 어리석고 때로는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그를 미워할 수는 없었어요. 세익스피어 작품이 전부 그렇듯이 암울하고 비관적인 파멸을 다루지만 주인공이 악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그를 동정하고 두둔하고 그 감정에 동요되는 제 자신을 발견했네요. 그만큼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는 무겁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의 정치판과 시민들의 의식에서도 큰 변함이 없음을 보여주고 느끼게 했습니다. 과거 로마의 우매한 시민들과 용맹스러운 인물 코리올라누스 의 이야기는 지금 현실에서 무거운 숙제를 던져주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저는 아주 즐겁게 관람했어요.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호홉과 세익스피어 작품을 좋아하신다면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시사회 제공해주신 [익스트림 무비] 에게 다시금 감사를 드리며!




P.S 개봉관이 거제도에 있는 작은 영화관에서 4일간 그것도 정오 12시밖에 없더군요.
참 아쉬운 현실이에요. 과연 이 영화를 극장에서 만나 볼 수 있는 분들이 몇이나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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