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4일 화요일

나보다 어리석은 놈 그 아무도 없구나




다시 찾은 고속 도로를 지나

여전히 갈 길은 멀어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이내 모습이 너무나 초라해서
나 보다 약해 빠진 놈
그 아무도 없구나
몇 년 간을 제 집을 드나들 듯
기웃대던 술집에 앉아
정치 연예 시답지도 않은
화제들로 목에 핏대를 세우다
어느 참에 또 새벽이 와서
그 술집을 나섰다
갈 곳 모르는 발걸음은
너무도 정처 없구나
홍대 거리의 쓰레기 더미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또 다시 걸어간다
밤새도록 눅눅한 어둠 속에
질퍽이는 섹스를 하고
낡은 모텔을 나서는 발걸음이
왜 이리 낯설게 느껴질까
세상에 나 같은 속물
그 아무도 없구나
위태로운 걸음을 옮기며
저 마천루를 바라보다가
때를 지어 걸어가는
한 무리의 군중 속에 몸을 숨겼다
나 보다 비겁한놈 그 아무도 없구나
비오는 아침 부를 이름도
휘두를 깃발도 없이
텅빈 골목을 스쳐 지나네
텅빈 창자가 뉘엿거리네
또 다시 걸어간다
비오는 아침 부를 이름도
휘두를 깃발도 없이
텅빈 골목을 스쳐 지나네
텅빈 창자가 뉘엿거리네
또 다시 걸어간다
나 보다 어리석은 놈
그 아무도 없구나
나 보다 어리석은 놈
그 아무도 없구나
나 보다 어리석은 놈
그 아무도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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