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죽음


 현대에는 터부가 없다. 동성 연애도, 외람되이 나랏님을 욕하는 것도, 심지어 신에게 사망 선고를 내리는 것도 더 이상 터부가 아니다. 사람들 사이에 못할 얘기는 하나도 없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게 '죽음'만큼은 입에 올리기를 꺼려 한다. 왜 그럴까?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다 그에게 '우리 모두 언젠가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보라. 아마 당신은 차가운 침묵의 벽에 부딪힐 것이다. 대화는 곧 중단된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이 평범한 진리를, 무슨 대단한 비밀이나 되는 양 가슴에 품고 발설하지 않는다. 아니, 발설하면 안된다. 어느새 죽음은 터부가 되어버렸다.


춤추는 죽음(서양미술에 나타난 죽음의 미학) -진중권 저
찌질하게도 네이버 메인을 멍하니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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