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18일 화요일

말랑말랑한 의지

말랑말랑한 의지는
기형적인 합리화를 낳는다.

모순덩어리를 만드는 주 재료이기도 하다.

의지는 단단하고 싱싱하고 열정이 느껴지는 뜨거운것일수록 좋다.
말랑말랑하고 시들한 의지는 되도록이면 버리는게 좋다.

배탈이 났는데,
썩은 죽을 먹고 있다.

권태의 구멍

권태란 참 단순하다.
마음먹기에 따라 하루 아침 아니 아주 짧은 시간에도 밀려온다
그 문이 한번 열리면 겉잡을 수 없이 밀려들어
어느새 나를 지배해 버린다.
조그만 틈을 잘 메우는 것이 중요한것인데,
그 틈이 이제는 아주 큰 구멍이 되 버렸다.
좋은 의욕도 그 구멍으로 전부 빠져버리고
내 좋은 의도도 모두 빨아들인다.

물이 고인다.
구멍이 뚫린다.
작은 뱀처럼 왔다가 그 뱀이 나를 잡아 먹는다.

2008년 11월 16일 일요일

위독

너 때문에 아프다.
분명히 너도 나 때문에 아프다.

아프면 괜히 슬프다.
내 생각엔 너도 아프고 슬프다.

슬프면 괴롭다.
너도 괴롭고 슬프고 아플것 같다.

괴로우면 외롭다.
괜시리 눈물도 흐를것이다.

외롭움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냥 덤덤해진다.
덤덤한 내 모습을 보며 그냥 한번 웃어도 본다.

이왕이면 같이 웃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옷장에 문을 열었는데,
옷이 와르르 쏟아져 내린다.
마구마구 쏟아지다가 생각지도 못한 양말이며 속옷 그리고
잊고있던 빨래감들 마저 우수수 쏟아진다.
옷에 파묻혀 한참을 숨을 참다가
숨이 멎어버렸다.살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언제 다 저걸 다시 옷장에 쑤셔넣지란 생각이
나를 지배한다. 잊고싶은 가끔은 아주 저 멀리 버려버리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다. 내 옷들이기 때문이다.

2008년 11월 14일 금요일

타인의 얼굴

전쟁 중에 군의관으로 종군했을 때 얻은 절실한 체험이지요. 전쟁터에서는 손발이 떨어져나가거나 얼굴에 엉망으로 상처를 입는 것이 일상다반사였습니다. 하지만 부상당한 군인들에게 무엇이 가장 큰 관심사였다고 생각하십니까? 목숨을 부지하는 것도 아니며 몸의 기능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우선 외견이 원상태로 돌아올까 하는 것입니다. 어느 날 얼굴에 심한 부상을 입은 것 외에는 그다지 문제랄 만한 것이 없는 병사 한 사람이 퇴원을 얼마 앞두고 갑자기 자살을 한 사건이 발생 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 아베코보,<타인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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