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25일 화요일
1984
그는 소변을 보면서 손가락을 움직여 종이쪽지를 폈다. 분명히 무슨 내용인가 쓰여 있을 것이다. 그는 대변기 쪽으로 들어가서 그 내용을 읽을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텔레스크린의 감시가그보다 더 심한 곳은 없었다. 그는 자리로 돌아와 앉아서 그 종이쪽지를 아무렇지 않은 척 책상 위의 다른 서류들 속에 던졌다. 그리고 안경을 쓰고는 구술기록기를 앞으로 잡아당겼다. '오 분, 오 분이면 돼!"그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심장이 마구 뛰었다. 다행히 그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기다란 숫자표를 수정하는 단순 작업이어서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 쪽지에 적혀 있는 내용이 무엇이든 거기에는 정치적 의미가 담겨 있을 게 틀림없었다. ...거기에는 멋없이 커다른 글시로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파멸을 부를지도 모를 그 종이쪽지를 기억통 속에 던져 넣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Nineteen Eighty-Four (George Or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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