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시리 그런 날이 있다. 기분이 축 쳐지고 마음은 울적하고
길거리 특별할 것 없는 풍경을 멍하니 쳐다보면서 난 왜 여기 있지 되묻게 되는 그런 하루
그런 날은 날씨와 계절 탓도 해보고 피곤한 몸과 마음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해보지만 결국 그래봤자 기분은 썩 나아지지 않았다. 입맛도 좋고 일도 널널하고 음 뭐 큰 고민도 없고 건강도 나쁘지 않은데 좀처럼 빌어먹을 전환이 되지 않는 것은 내가 다소 지나친 감상과 궁상에 젖어 있는건가?
그러고 보면 어린 시절엔 생각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흔히들 어른들이 딴 생각한다고 하는 말은 내게 적용되는 말이었는데 , 뭘 하면서도 끊임없이 생각했다. 나쁜생각..또 좋은 생각..이런 저런 생각 결과적으로 생각할 것을 어릴때 다 해버린 걸까 . 요즘에 크게 생각하는 시간이 줄었다. 뭐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좀 줄이려고 하는 것도 있지만 단순히 어릴때는 남보다 먼저 깨닫고 행동하는 선각자(先覺者)가 되고 싶었고, 스스로 인생의 지표를 세우고 개척하는 것에 설레임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어른이 되면 어릴 때보다 생각할 것이 '확실히' 많아진다.그런데도 생각하는 시간이 줄었다는 건 아마도 일찍이 덮어두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리라. 가끔은 생각의 방에 가둬놓은 Karma들을 꽁꽁 싸놓은 자물쇠를 열고 두리번 살펴보면 '어머나'할만한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당장에 눈앞에 해결해야 할 것들도 겹겹히 페스츄리같이 쌓여있고 ..하지만 굳이 그것들을 크게 고민하고 머리 싸메지 않는다. 그냥 다시 문을 조용히 닫아 놓고 잊어버리는 것 뿐이다.이런 어른이 나말고도 있을까?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참 그렇게 보면 오히려 고맙다. 소년같은 감상과 슬픔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 길거리 부는 바람과 황량한 나뭇가지를 보며 고독과 슬픔을 느낄 수 있는 건 어른으로써는 달리 말해 '특권'일지도 모른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이 슬픔의 감정도 분명한 건 조용히 지나가겠지만 그 때의 나는 무슨 생각을 하며 슬퍼하였을까? 그리고 지금의 나는 무엇 때문인걸까?
2010년 2월 8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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