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8월 5일 화요일

왜 그렇게 무시무시한 소재들을 선택하십니까?

사람들은 모두 정신 안에 어떤 망을 가지고 있는데, 망의 크기가 촘촘한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나의 망에 걸린 것이 여러분의 망은 그냥 통과 할수도 있고, 여러분의 망을 통과한 것이 나의 망에 걸릴수도 있다. 사람은 또한 자신의 망에 걸린 침전물을 파헤쳐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의무가 있는데, 거기서 찾은 것이 한 개인을 가두는 일종의 한계가 된다.

사진을 찍는 공인 회계사나 동전을 수집하는 우주 비행사가 있듯이 목탄으로 열심히 탁본을 뜨는 선생님도 있을 수 있다.
정신의 망에 걸린 침전물, 그냥 통과되지 못하는 그 대상들은 종종 한 개인의 강박 관념이 되는데, 문명사회에서는 암묵적인 합의하에서 그러한 강박을 '취미'라고 한다.

(중략)

가끔식은 그 취미가 직업이 되기도 한다. (중략) 그리고 취미로 시작된 일이, 그 일만 해서도 생활할 수 있게 된후까지 그대로 취미로 남아 있을수도 있다. 하지만 '취미'라는 단어가 지나치게 평범하고 개인적인 것으로 들리기 때문에, 사람들은 역시 암묵적인 합의하에 직업적인 취미를 '예술'이라고 부른다.

(중략)

한가지 분명한 점은 진솔한 마음으로 예술을 행하는 사람이라면 노력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그 일을 계속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 노력이 비판받거나 욕을 먹어도 마찬가지이고, 심한 경우 감옥에 가거나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도 그만두지 못한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러한 행동이 강박적인 행동에 대한 정확한 정의이다. 이러한 정의는, 평범한 취미는 물론 우리가 '예술'이라고 부르는 공상적 취미에도 적용된다.

(중략)

마찬가지로 수집이 불법이 된다고 해서 우주 비행사가 그동안 모았던 동전들을 순순히 내놓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그는 동전을 곱게 싸서 화장실 물탱크에 넣어 두었다가 깊은 밤에 몰래 꺼내 볼 것이다.
두려움이라는 주제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중략)

나는 무시무시한것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중략) 그런 이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쓴것이다. 말하자면 나는 장사가 되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정신병원에 있는 사람들은 나보다 운이 좋지 못한 사람들일뿐이다. 
나는 대단한 예술가는 아니지만 글을 써야한다는 의무감을 항상 느끼고 있다. 그래서 매일 나의 침전물을 새로 거르는 것이다.

(중략)

서부 소설 작가인 루이 라무르와 내가 콜로라도의 어느 작은 호숫가에 나란이 서 있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 우리는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우리 둘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그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가 쓸 이야기는 아마도 가뭄에 물을 사용할 권리에 관한 것이겠지만, 내가 쓰는 이야기는 고요한 수면 아래에서 튀어나온 무시무시한 괴물이 양을 잡아가고, 말을 잡아가고, 마침내는 사람들을 잡아가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루이 라무르의 '강박관념'은 미국 서부 지역의 역사에 집중된 반면에,
나는 별빛 아래 유유히 미끄러지는 괴물에 더 끌리게 때문이다.
우리는 둘 다 어느 정도는 꼴통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술은 강박적이고, 강박적인 것은 위험하다. 그것은 정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다. 몇몇 경우에 그 칼은 자신을 다듬어 준 주인을 향하기도 한다. (중략) 국소적인 질병이라고도 할수 있는 예술은 보통 큰 해를 끼치지 않으므로 창의력이 높은 사람은 대게 오래산다. 하지만 종종 끔찍할 만큼 해로운 것이 되기도 한다.

칼은 자신이 누구를 찌르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쓰는 사람이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현명한 사람은 매우 조심스럽게 침전물을 거른다.... 침전물 안에 아직 죽지 않은 무언가 섞여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스티븐 킹 -
http://www.extmovie.com/xe/sisaing/5078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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